Issue 172, Jan 2021
시프리앙 가이야르
Cyprien Gaillard
문명과 인간, 자연의 관계방정식
외부 자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인간은 도구를 발명하고 문명을 건설했다. 유토피아를 향한 욕망은 수많은 도시 구축으로 이어졌고, 승리의 상징처럼 그 과정은 건축물 등의 모뉴먼트 형태로 기념되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이러한 잔존물이 점차 파괴되고 소멸될 때, 인류가 이룩한 문명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가. 또한 그것이 의미를 부여받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역사와 현실이 충돌하는 풍경을 직시해온 시프리앙 가이야르는 사회적 관습과 공공의 공간을 면밀히 탐구하고, 자연계와 인간이 만든 세계 사이의 위태로운 균형을 추적한다. 문명의 필연적 변화와 몰락, 공간구조물의 건축과 해체가 담긴 그의 작품은 다양한 미디어의 형식으로 역사와 현재를 새롭게 조명한다.
● 김미혜 기자 ● 이미지 Sprüth Magers / Fondation d’entreprise Hermès 제공
'취하지 않은 도시(Sober City)' 2015 Double exposure polaroid 103×73×4.5cm (each) [시프리앙 가이야르] 전시 전경 아뜰리에 에르메스 © the artist 이미지 제공: 에르메스 재단